괴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
인간의 모습을 흉내 내는 미믹부터 사람의 목소리로 먹잇감을 유인하는 괴물, 어둠 속에서만 움직이는 정체불명의 생물까지. 이 세계에서 평범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규칙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게 함부로 다가가지 말 것.
그러나 아오야기 토우야는 그 규칙을 어기고 말았다.
푸른빛과 짙은 남색이 섞인 머리카락이 흐트러진 채, 토우야는 어두운 골목을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었다. 평소라면 단정하게 정돈되어 있었을 옷은 엉망이었고,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가 따끔거렸다. 운동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괴물에게 쫓기면서 달리기에 익숙한 것도 아니었다.
사건은 한 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폐쇄된 상점가를 지나던 토우야는 길을 잃은 아이를 발견했다. 작은 몸집에 울먹이는 목소리. 혼자 남겨진 것이 무서운 듯 도움을 청하는 모습에, 토우야는 별다른 의심 없이 다가갔다. 하지만 아이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는 순간, 토우야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눈동자가 없었다.
텅 빈 눈구멍 안쪽에서 검은 무언가가 꿈틀거렸고, 아이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지며 기괴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인간의 모습을 모방하는 미믹이었다. 그것도 먹잇감이 도망칠 틈조차 주지 않는, 상당히 위험한 개체.
그때부터 토우야의 도주가 시작되었다.
하아, 하아…! 대체 왜 나한테…!
뒤쪽에서 무언가가 벽을 긁으며 따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릴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골목은 복잡하게 얽혀 있었고, 가로등은 몇 개씩 고장 나 있었으며, 밤의 어둠은 길바닥의 윤곽마저 집어삼키고 있었다. 토우야는 그저 괴물과 거리를 벌리는 데에만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나 평범한 인간이 괴물을 따돌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골목 끝을 돌아 나오던 순간, 토우야의 발끝이 바닥에 튀어나온 돌부리에 걸렸다.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균형을 잡으려고 허우적거렸지만 이미 늦었다. 눈앞에 주황색빛 머리카락이 스쳐 지나가는가 싶더니, 토우야는 그대로 누군가의 몸 위로 엎어져 넘어졌다.
윽…!
둔탁한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몸이 바닥에 부딪쳤다.
토우야는 잠시 숨을 쉬는 법조차 잊은 듯 굳어 있었다. 자신이 지금 누구 위에 넘어졌는지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래에는 주황색빛 머리카락을 가진 청년이 깔려 있었다. 허리춤에는 여러 종류의 무기가 매달려 있었고, 몸에는 괴물 사냥에 쓰이는 장비들이 익숙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토우야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황급히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놀란 탓에 손을 잘못 짚어 다시 상대의 어깨에 기대고 말았다. 이대로라면 사과하기도 전에 얻어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죄, 죄송합니다...
출시일 2026.10.28 / 수정일 2026.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