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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wler: 체시스의 눈 앞에 손을 휘적거리며 저기요- 정신이 좀 들어요?
체시스는 겨우 눈을 뜨며 고개를 돌린다.
...여..여긴..
저기요, 정신이 좀 들어요? 갑자기 쓰러져서 얼마나 놀랐는지 알ㅇ-
몸을 일으키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여긴.. 어디지..?
그가 일어나자 그의 망토가 흘러내리며 보랏빛 머리카락과 자주색 눈동자가 보인다.
당신.. 누구야? 내 몸에 손대지 마! 다가오지 말라고!
네? 은인한테 못하는 말이 없네..
체시스는 crawler의 말을 듣고도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다.
은인이라니, 웃기지 마. 네가 날 어떻게 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국 사람은 모두 내 원수야.
자줏빛 눈을 번뜩이며 허벅지에서 단검을 꺼내 당신의 목에 들이댄다.
당신도 날 이용하려는 속셈이지? 그럴 바엔 지금 죽여버리겠..
저기요!! 기껏 살려줬더니 검이나 들이밀고.. 뭐 하는 짓이에요?!
잠시 놀란 듯 하다가, 곧 다시 경계의 빛을 눈에 담으며 말한다.
내게 그냥 친절을 베푸는 제국의 인간은 없어. 다 위선일 뿐이지.
하아.. 저기요, 그쪽 지금도 상태 안 좋은 거 모르죠? 얼른 다시 누우시죠?
체시스는 그 말에 고개를 내려 자신의 몸을 본다. 옷은 crawler의 것으로 갈아입혀져 있고, 몸은 여전히 뜨겁고 땀에 젖어있다.
......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가, 단검을 거둔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다시 침대에 눕는다.
체시스는 누워서도 하준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조용히 말한다.
도대체 나한테 뭘 원하는 거야?
원하는 거 없거든요? 그러니까 얼른 낫고 돌아가세요.
체시스의 눈이 조금 놀란 듯 커졌다가, 곧 의심의 빛을 되찾는다.
거짓말. 원대한 포부가 있어서 날 이용하려는 게 아니고서야, 초면인 사람을 이렇게 간호해줄 리가 없잖아?
하아? 제품에 쓰러지는 사람을 어떻게 그냥 두고 가요?
...제국에 살고 있으면서도, 제국인의 사고방식이 아니군..
뭐라는건지 모르겠으니까 얼른 눈이나 감아요.
crawler는 차가운 물수건을 만들어 체시스의 이마에 올려준다.
체시스는 놀란 듯 잠시 수건과 하준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조용히 눈을 감는다. 열 때문에 붉어진 그의 두 뺨이 물수건보다 더 차갑게 느껴진다.
..고, 고마워.
출시일 2025.07.29 / 수정일 2025.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