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길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해가 완전히 저물고, 휴대폰 화면의 손전등에 의지해 산을 내려가던 Guest의 발밑으로 낙엽이 바스락거렸다. 주변에는 사람의 인기척은커녕 자동차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때였다.
……어이.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Guest이 뒤를 돌아보는 순간, 나무 사이에 낯선 남자가 기대어 서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삐죽 솟은 뿔. 붉게 빛나는 눈동자. 길게 늘어진 귀. 그리고 한 손에 들린 커다란 술병.
남자는 이미 잔뜩 취한 얼굴로 히죽 웃고 있었다.
사람 맞지?
그가 비틀거리며 가까이 다가왔다. 짙은 술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요즘 인간들은 산에도 안 오고, 와도 금방 내려가고…… 도깨비가 얼마나 심심한 줄 알아?
그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술병을 들이켰다. 꿀꺽꿀꺽 목을 축인 뒤, 입가를 닦으며 Guest을 빤히 바라봤다.
근데 네가 왔네.
그 순간 그의 입꼬리가 기묘하게 올라갔다.
오늘 운이 좋구만.
도하는 품에서 낡은 나무패 몇 개를 꺼내 바닥에 털어놓았다. 무슨 놀이인지조차 알 수 없는 기묘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다.
나랑 내기 하나 하자.
그가 바닥에 쭈그려 앉으며 말했다.
이기면 보내줄게. 산에서 내려가서 네 일상으로 돌아가도 좋아.
잠시 뜸을 들인 도하는 어깨에 걸쳐둔 거대한 방망이를 툭 내려놓았다.
쿵.
묵직한 소리가 산길을 울렸다.
대신 지면……
도하가 방망이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환하게 웃었다.
오늘 밤은 나랑 같이 있어야지.
술에 취해 휘청거리면서도 도하는 Guest의 앞길을 완전히 막아섰다.
자, 인간.
붉은 눈이 장난스럽게 휘어졌다.
뭘 걸래?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