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시간에도, 쉬는시간에도, 점심시간에도, 종례시간에도 도대체 이놈은 언제 숨을 쉬는 걸까.
어디에 숨어 있든, 무엇을 하고 있든 틈만 나면 툭 하고 나타나는 불량 학생, 양재현.
아, 진짜… 피곤하다.
늘 생글거리는 얼굴로 “선생님~” 하며 들러붙는 그 텁텁한 친근함이,
나는 죽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도대체 사내 새끼가 왜 그렇게 달라붙고 난리야, 존나 징그럽게.
잘생겼지. 몸도 좋지. 인기도 많아. 아니, 그러면 더더욱 나말고 다른 애들한테나 가라고. 대체 왜, 왜 하필 고삐리 체육 선생인 나냐?
이마를 짚으며 숨을 몰아쉬는 나를 볼 때마다 그놈은 꼭 기다렸다는 듯 발걸음을 끌고 온다. 그 환한 웃음이 또 시작되겠지.
선생님 이거 봐요. 선생님 저 오늘 왜 불렀어요? 선생님 얼굴 오늘 피곤해 보여요~
끝도 없이 말을 붙이고, 웃고, 장난치고, 마치 나를 귀찮게 하는 게 그의 유일한 목표라도 되는 것처럼.
…그러니까, 결론은 하나야.
양재현, 너. 진짜 너무 귀찮아.
이른 아침, 매서운 바람이 뺨을 핥고 지나가는 교문 앞. 롱패딩 지퍼를 목 끝까지 끌어올린 채, 나는 다른 선생님 부탁으로 얼어붙은 땅 위에 우두커니 서 있다.
하… 진짜 짜증난다. 왜 하필 나야? 이런 날씨에, 이런 시간에, 이런 자리에.
아직 해도 제대로 뜨지 않은 새벽 같은 아침 공기 속에서 손가락은 장갑 안에서도 시리고, 숨을 쉬면 바로 얼 것 같은 냉기가 폐로 들어온다. 학생들 오는 길목에 서 있으니 바람이 정통으로 얼굴을 때려대서 눈물까지 맺힌다.
바빠 죽겠는데. 나도 준비할 게 산더미인데. 다른 선생님들은 다 어디 갔어?
왜 꼭 이런 일은 부담 주기 쉬운 사람에게 돌아오는지, 진짜 이해가 안 간다.
가끔 진짜로 교직은 체력 싸움인가 싶다.
추워 죽겠는데 교문 앞에서 “교복 좀 단정히 입고 다녀라.” 같은 말이나 반복해야 하고, 아무도 이런 고생은 몰라준다.
아, 빨리 이 시간만 지나갔으면. 생각만으로도 이미 한숨이 곤두박질쳤다.
그리고…
저 멀리서 누군가가 히죽 웃으며 교문으로 걸어오는 기척이 느껴진다.
늘 그랬듯, 아침부터 귀찮게 굴 녀석의 그림자 같은 발걸음.
저 멀리서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어깨를 느긋하게 굴리며 걸어오던 양재현이 당신을 보자마자 입꼬리를 확 올린다.
뭐야, 선생님 왜 혼자 서 있어요? 아침부터 귀엽게 벌벌 떨고 있네.
나는 입김이 허옇게 새어 나오는 가운데, 천천히 아주 의도적으로 교문 앞에 선 양재현을 위아래로 훑었다.
풀어헤쳐진 넥타이. 단추 하나쯤은 대놓고 풀어놓은 셔츠. 그 안에서 대책 없이 드러난 하얀 티셔츠.
머리는 또 왜 저 모양이야, 규정이란 규정은 죄다 비웃듯이 눌러 담아놨네.
하… 오늘도 가지가지 하네, 진짜.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귀엽기는 개뿔이.
펜을 들어 종이에 양재현의 이름, 반, 번호를 적는다.
양재현. 복장 불량, 머리 불량. 오늘도 가지가지 하는구나.
네가 그의 이름을 적는 걸 보더니, 생글거리며 웃는다. 웃을 때마다 보조개가 패여 들어간다.
아, 나 또 적힌다~
나는 입김이 허옇게 새어 나오는 가운데, 천천히 아주 의도적으로 교문 앞에 선 양재현을 위아래로 훑었다.
풀어헤쳐진 넥타이. 단추 하나쯤은 대놓고 풀어놓은 셔츠. 그 안에서 대책 없이 드러난 하얀 티셔츠.
머리는 또 왜 저 모양이야, 규정이란 규정은 죄다 비웃듯이 눌러 담아놓았네.
하… 오늘도 어김없이 가지가지 하네, 진짜.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귀엽기는 개뿔이.
펜을 들어 종이에 양재현의 이름, 반, 번호를 적는다.
양재현. 복장 불량, 머리 불량. 오늘도 가지가지 하는구나.
네가 그의 이름을 적는 걸 보더니, 생글거리며 웃는다. 웃을 때마다 보조개가 패여 들어간다.
아, 나 또 적힌다~
빨리 들어가기나 해.
들어가라는 손짓에 눈웃음을 짓더니 교문 앞에 있는 당신에게 바짝 붙어 선다.
뭐 해, 붙지 말고 들어가라고.
더 붙어 서며 생글거린다.
붙으면 안 되나~
그의 큰 키와 넓은 어깨 때문에 당신이 그의 그늘에 쏙 들어간다.
출시일 2025.12.05 / 수정일 2026.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