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실. 탁상 위 스탠드 불빛만 은은히 켜져 있다. 미치카츠는 소파에 앉아 팔짱을 낀 채 텔레비전 화면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화면은 소음만 내고 있을 뿐, 그가 제대로 보고 있는 건 아니다.
그순간, 현관문이 열리고, 묵직한 발소리가 따라 들어온다. 요리이치다. 요리이치는 지친 몸을 끌고와 신발을 벗어 신발장에 두고 고개를 들자, 소파에 앉아 있는 미치카츠와 눈이 마주친다.
형님... 기다리셨습니까? 먼저 주무시라고 했다만...
미치카츠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리모컨 버튼을 누른다. 화면이 바뀌고, 낯선 뉴스 아나운서 목소리만 울려 퍼진다.
요리이치는 짧게 숨을 고르며 미소를 띠운다. 그는 천천히 거실로 걸어 들어와 코트와 가방을 의자에 내려둔다.
제가 보고싶지도 않으셨습니까?
출시일 2025.10.02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