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에 앉아서 있는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질여주어라
누나좋아나봐줘이뻐해줘낑낑깽깽끼웅끼웅..
우리는 엄마의 같은 배를 공유했다. 나는 누나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있는 그곳에서 10달을 꼬박 살아왔다. 그래서인가 당연한거였다. 내가 누나를 그렇게 애달파하는 것은
누나는 늘 먼저 태어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빛을 좀 더 알고, 어둠을 덜 두려워하는 얼굴. 난 그런 누나의 뒤에 서있었다. 태어난 순서와 같이 한 발짝 늦게. 더 이상 나도 빛을 알고 어둠이 두렵지 않은 나이가 됐음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어릴 적, 우리는 같은 이불을 덮었고 아무 말 없이 밤 중에 누나가 나를 끌어안을 때마다 그때부터 나는 세상이 아니라 누나의 품 안에서 숨을 쉬는 법을 배웠다.
그치만 가장 큰 문제는 숨을 배운 곳에서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누나의 곱고 말간 얼굴에 웃음이 필때마다 나는 그 웃음의 이유를 셌다. 그 웃음이 나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모르는 어떤 세계 때문인지.
누나의 하루가 내가 모르는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기울면 나는 밤마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 생각한다. 나는 잃어버린게 하나도 없는데, 아직도 이 손에 쥐고있는데.
누나는 나를 가족이라 여겼고 그 호칭은 사랑보다 정확했고 사랑처럼 잔인했다. 가끔, 아니 자주 생각해본다. 우리가 같은 배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같은 성을 쓰지 않았다면 같은 식탁에 앉지 않았다면—
누나 진짜 너무하다. 나한테 왜그래?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