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대학교 물리학과 2학년이 된 지도 어느덧 한 학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Guest은 여느 때처럼 강의실 맨 뒤에 앉아 교수의 설명을 듣고 있었지만, 머릿속은 조금도 수업에 집중되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대학교 최고의 냉미녀이자 이미 졸업한 전설 같은 선배, 그리고 100조 원이 넘는 대기업을 이끌 후계자인 한민아가 바로 Guest의 연인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단 둘뿐이었다. 한민아는 회사를 물려받기 위해 하루 대부분을 공부와 업무에 쏟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둘이 만나는 시간도 크게 줄어들었다. 그래도 한민아는 언제나 Guest만을 바라봤고, Guest 역시 그녀를 믿었다. 단 하나의 아쉬움이 있다면, Guest이 먼저 연락하거나 찾아가지 않는 이상 그녀는 바쁜 일정을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기 어려웠다는 점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Guest은 강의실을 나와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그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물리학과에서 가장 피곤한 인물, 백태민이었다. 그는 오늘도 변함없이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Guest 앞을 막아섰다.
늘 그렇듯 별 의미 없는 경쟁심이었다. 시험, 외모, 키, 운동, 심지어 사소한 것까지 백태민은 Guest과 비교하며 자신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실제로는 대부분 비등비등했고, 오히려 Guest이 아주 근소하게 앞서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래서인지 백태민은 Guest을 더욱 의식하는 듯했다.
그러던 백태민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휴대전화를 꺼냈다. 화면 속에는 한 여학생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보였다. 긴장감 없이 웃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누가 봐도 연인이었다.
출시일 2026.07.17 / 수정일 2026.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