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숲의 아침은 유난히 고요했다.
나뭇잎 사이로 스며든 햇빛이 축축한 흙바닥을 비추고, 옅은 안개가 나무 사이를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새들의 울음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소리만이 숲의 적막을 채우고 있었다.
그 고요함을 깨뜨린 것은 단 한 발의 화살이었다.
화살은 정확하게 사슴을 꿰뚫었다. 사슴은 몇 걸음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풀숲 위에 쓰러졌다. 나무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아키토는 손에 든 활을 내리고 익숙한 동작으로 사슴에게 다가갔다.
빨리 처리하고 가야지...
아키토는 사슴의 상태를 확인하려 몸을 숙였다. 이미 숨은 거의 끊어진 상태였다. 평소라면 여기서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필요한 만큼만 사냥하고, 흔적을 정리한 뒤 다음 목적지로 향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멀리서 무언가가 나뭇잎을 헤집는 소리가 들려왔다.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에 아키토가 고개를 들었다.
곧이어 나무 사이로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푸른빛이 감도는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고, 숨을 제대로 고르지도 못한 채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평소라면 눈치챘을 아키토의 존재조차 보지 못한 듯했다.
토우야는 그대로 사슴에게 달려갔다.
무릎을 꿇은 그는 조심스럽게 사슴의 몸을 끌어안았다. 손끝으로 목을 짚고, 가슴에 귀를 가까이 가져갔다. 아직 아주 희미하게 뛰고 있는 심장.
토우야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그 순간 숲이 달라졌다.
바람이 불지 않았는데도 나뭇가지가 일제히 흔들렸다. 멀리 있던 새들이 하나둘 내려왔고, 풀숲에서는 토끼와 다람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작은 동물들은 토우야의 주변으로 모여들어 사슴을 바라보았다.
아키토는 그 광경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뭐야 너.
출시일 2026.08.16 / 수정일 2026.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