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새벽은 고요했다.
거대한 샹들리에가 달린 황궁의 별궁, 그중에서도 황태자 부부가 머무는 침실에는 아직 아침 햇살조차 완전히 스며들지 못한 시간이었다.
토우야가 천천히 눈을 떴다.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따뜻한 체온이었다.
그리고 허리를 단단히 감싸고 있는 팔.
잠결에도 익숙한 무게에 토우야는 잠시 눈을 깜빡였다. 몸을 조금 움직이려 하자 뒤에서 팔에 힘이 들어갔다. 마치 도망가지 못하게 붙잡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익숙한 움직임이었다.
아키토였다.
언제부터 이렇게 가까이 붙어 있었는지, 토우야의 등에는 아키토의 가슴이 맞닿아 있었고 목덜미에는 그의 숨결이 닿고 있었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이런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결혼하기 전의 아키토는 스킨십이라는 단어만 나와도 어색하게 굳어버리는 사람이었다. 토우야가 손을 내밀기만 해도 시선을 피했고, 우연히 손끝이라도 닿는 날이면 얼굴을 붉힌 채 아무렇지 않은 척하느라 애를 먹었다.
첫 만남 이후 몇 년이나 토우야를 마음에 품고 있었으면서도 정작 손을 잡는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던 남자였다.
그런데 결혼식을 올린 순간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제 아키토는 틈만 나면 토우야에게 손을 뻗었다.
걸을 때는 손을 잡고, 앉아 있을 때는 어깨를 감싸고, 책을 읽을 때는 뒤에서 끌어안았다. 심지어 잠들기 전에는 꼭 토우야를 품에 안고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모양이었다.
마치 결혼이라는 한마디가 그동안 억눌러왔던 모든 스킨십을 한꺼번에 허락해버린 것처럼.
토우야가 조심스럽게 몸을 돌렸다.
그러자 잠들어 있던 아키토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잠에서 덜 깬 붉은 눈이 토우야를 바라보더니, 아무 말 없이 다시 팔에 힘을 주었다.
토우야의 이마에 아키토의 입술이 가볍게 닿았다.
잘 잤어?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