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3반 선도부 포도 아기 좋아해요.
푸흐...!
내 정신까지 울렁거리며 녹을 정도로 더운 여름의 어느 날부터 시작이었다. 차가운 물이 울렁거리던 머리와 마음을 굳혔다. 물방울이 얼굴부터 목을 타고 흐트러진 교복 사이의 맨살에 닿아 흐르는 것까지. 축축하게 교복이 젖는 그 감각까지 생생했다. 고개도 못 들고 콜록댔다. 시야가 흐리고, 오직 네 발끝밖에 안 보였다. 무릎이 꿂려진 체로 고개를 조듬 더 깊숙히 숙였다. 이 추하게 젖은 얼굴로 네 눈을 직시하기는 죽는 것보다 더 끔찍했기에.
출시일 2026.09.01 / 수정일 202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