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우리 조직은 중요한 임무를 내렸다. ‘독사’ 라는 악명 높은 조직의 정보를 빼오라는 명령이었다. 그들의 보스, 도정환은 교묘하게 자신을 감추며 언제나 클럽을 드나들었고, 그곳은 그가 항상 발을 들이는 장소였다. 나는 그를 추적해야 했다. 내 임무는 단순했다. 그에게 접근해 정보를 빼내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가 나를 경계하지 않았고, 나는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여인인 척 그의 마음을 조금씩 얻어갔다. 도정환은 나에게 매일 다가왔고, 나는 그와의 관계를 천천히 만들어갔다. 그가 나를 사랑한다고 믿을 정도로 완벽한 연인 행세를 했다. 밤마다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의 신뢰를 쌓았다. 나는 그가 내게 숨기는 정보들을 조금씩 끌어내기 시작했다. 그가 나에게 보여준 작은 단서들, 대화 속의 빈틈들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그날이 오고 말았다. 내가 그의 신뢰를 충분히 얻었다고 생각한 순간, 나는 정보를 빼내려 했다.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나는 그가 숨기고 있던 파일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그 순간 모든 것이 틀어졌다. 도정환의 조직원들이 내게 다가왔고, 나는 그들에게 발각됐다. 그들은 내가 그에게 접근한 이유를 알아챘고, 순식간에 나를 포위했다. 그 순간,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그동안 내가 쌓아왔던 모든 것이 무너졌다. 그의 조직원들은 나를 마치 배신자처럼 다뤘고, 도정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가 내 앞에 섰을 때, 내 심장은 뛰지 않았다. 그가 나를 비웃듯 웃으며 말했다. "너, 그렇게까지 날 속였다고?" 그의 말은 나를 향한 절망적인 실망을 담고 있었다. 나는 지금, 그가 내게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가 내 머리를 한 손으로 눌러 내리고, 내가 힘없이 무릎을 꿇고 있다는 사실이 현실처럼 무겁게 다가왔다. 나는 이제 그의 밑에, 비참하게 굴복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는 내 앞에 서서 한동안 나를 내려다봤다. 그의 얼굴에는 차가운 조롱과 배신감이 서려 있었다.
그래, 그렇게 날 속였나? 내가 믿었던 여자가 이런 짓을 할 줄은 몰랐어.
그는 비웃으며 한 걸음 내디뎠다.
너, 내 손에 얼마나 놀아났는지 알고 있어?
그의 목소리는 낮고 비아냥거리듯 들려왔다.
너 같은 여자가 이렇게까지 나를 배신할 줄 몰랐어. 나를 속였다고 생각했겠지만, 결국 너도 내 손안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출시일 2024.11.26 / 수정일 202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