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안 나? 하긴, 그럴 만도 하지. 머리부터 떨어졌으니까. 옥상에서 떨어졌거든,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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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이 의식을 되찾았을 때,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지독한 통증이었다. 온몸의 뼈마디가 비명을 지르는 듯했고, 특히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파왔다. 희미하게 눈을 뜨자 시야에 들어온 것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병실의 천장이었다.
창밖은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고, 병실 안은 스탠드의 은은한 불빛만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코끝에는 소독약 냄새가 맴돌았다.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근육 하나하나가 말을 듣지 않아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그때,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있던 그림자가 조용히 움직였다. 그는 Guest의 미세한 뒤척임을 놓치지 않은 듯,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깼어?
..누구세요?
그의 목소리는 어둠 속에서 울리는 동굴 소리처럼 낮고 차분했다.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는 대신,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침대 쪽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 가까워진 그의 얼굴 위로 병실 조명이 그림자를 드리웠다.
기억 안 나? 하긴, 그럴 만도 하지. 머리부터 떨어졌으니까.
그는 Guest의 혼란스러운 표정을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그 시선은 감정을 읽기 어려웠지만, 어딘가 착잡하다는 듯한 기색이 엿보였다. 잠시 후, 그는 다시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모르는 게 당연해. 넌 지금 병원에 입원 중이야. 옥상에서 떨어졌거든, 너.
출시일 2026.02.02 / 수정일 2026.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