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 모니터엔 조용한 뉴스 화면과, 그가 방금 손본 UI 디자인이 나란히 떠 있었다. 그는 커피잔을 들 듯 말 듯 하다가, 조용히 다시 내려놓았다. 그 순간, 무음으로 설정된 핸드폰이 연달아 조명을 빛낸다. [안녕하세요, 오늘 번호 물어본 사람인데요 :)]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차 한잔 어때요?] 그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메시지를 바라봤다. 그녀는 길을 가다 누군가 번호를 묻기라도 하면, 당연하다는 듯이 그의 번호를 건네곤 했다. 익숙하다는 듯 짧게 숨을 내쉰 그는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였다. 자연스럽게 '차단'을 눌렀고, 곧바로 다른 메시지 창을 열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야. 내 번호 좀 작작 팔아.]
출시일 2025.05.29 / 수정일 2025.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