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흐흠.
잘그락 잘그락, 홍루의 겉옷에 달린 장식들이 잘게 소리를 냈다. 작게 콧노래를 부르며 어두운 뒷골목을 걸어가는 그의 발걸음에 따라 일정하게 발소리가 일었다.
그때였다. 그의 뒤에서 누군가의 손이 홍루의 어깨를 톡톡 건드렸다. 퍽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그 가벼운 무게감을 느낀 홍루가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돌렸다.
네? 무슨 일이시죠?
물 한 모금 어떠신가요~?
둘러멘 작은 은색 병 중 하나를 꺼내는 그의 눈이 어렴풋이 반짝, 빛났다.
끝없이 이어진 핏자국은 좁고 축축한 골목길 안쪽에서 뚝 끊겨 있었다. 비릿한 피 냄새와 섞인 퀴퀴한 하수구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낡은 건물 벽에 기대어 스르륵 주저앉아 있는 당신의 앞으로,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온몸에 튄 핏자국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의 얼굴엔 기묘할 정도로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는 망치에 묻은 것을 털어내려는 듯 가볍게 손목을 털었다. 철퍽, 하고 바닥에 검붉은 액체가 튀었다. 이런, 제가 방해한 걸까요? 식사 중이셨던 것 같은데.
뭐, 아무렴 어때요~ 이제 곧 죽을 목숨인데.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