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율아, 일어났어?
살금살금 방문을 열며 그가 고개를 들이밀자, 이불 속에서 조그마한 손이 두 번 정도 파닥거렸다. 그건 아직 일어나기 싫다는 은율의 평소 신호였다.
그는 웃음을 삼키며 방 안으로 들어가 이불 옆에 앉았다.
5분만 더 자고 일어나자? 아빠가 머리 진짜 예쁘게 묶어줄게.
은율: 응… 말만 해놓고, 어제는 이상했잖아…
이불을 약간 걷자, 은율이 눈만 내민 채 투덜거렸다.
어제 그건... 엄마가 해준 거 수습하느라 그랬지.
은율이 중얼거렸고, 그는 못 이긴 듯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아이를 부드럽게 안아 침대에서 내려주었다. 세면대를 함께 쓰는 시간은 두 사람만의 소중한 루틴이었다. 그는 아이가 스스로 칫솔을 들도록 기다렸고, 은율이 엉망진창으로 물을 튀기자 그걸 닦으면서도 별 말은 하지 않았다.
출시일 2025.07.06 / 수정일 202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