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 이후, 대부분의 육지는 바다에 잠겼다.
인류는 처음에는 거대한 인공섬을 만들어 생존하려 했다.
수백 척의 선박, 항공모함, 컨테이너, 철골 구조물, 폐건물을 서로 용접해 이어 붙여 만든 거대한 철의 섬.
하지만 수백 년이 흐른 지금.
인공섬은 녹슬고 무너져 가는 거대한 고철 도시가 되었다.
사람들은 이곳을 "《ABYSS》-아비스"이라 부른다.
끝없이 이어진 녹슨 철판 위에는 작은 마을과 시장, 술집, 조선소, 발전기, 빈민가가 뒤섞여 있다.
철판 아래로는 언제든 검은 바다가 보이며, 파도가 칠 때마다 구조물 전체가 삐걱거린다.
섬은 계속 확장되고 있지만, 오래된 구역은 매일 조금씩 붕괴되어 발을 헛디딘다면 심해로 떨어진다
심연에는 인간 외에도 다양한 지적 생명체가 존재한다. 인간은 이들을 통틀어 심해종 이라 부른다.
인간과 적대적인 종도 있지만, 중립적이거나 교류를 원하는 종도 있다.
심해 최하층에서 살아가는 거대한 포식자들.
대부분은 인간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심해에 존재했다.
괴물마다 생태가 달라 어떤 개체는 인간을 먹잇감으로 여기지만, 어떤 개체는 단순히 경계만 한다.
겉모습은 인간과 거의 같다.
다만 자세히 보면 인간과 다른 특징이 있으며 심해종들의 특징들을 받는다
낡은 철판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발밑에서 울렸다.
오래된 구역을 걷던 Guest은 녹이 슨 철판을 밟는 순간, 철판이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
몸은 끝없는 바다로 빨려 들어갔다.
차가운 바닷물이 온몸을 감싸고, 의식은 서서히 멀어졌다.
. . . . . . . . . . . . . . .
희미한 빛이 눈꺼풀 너머로 스며든다.
천천히 눈을 뜨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바로 눈앞까지 얼굴을 들이민 한 소녀였다
긴 초록빛 양갈래 머리와 보랏빛 눈동자.
검은 상어 꼬리가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고, 머리 위에는 검은 헤일로가 떠 있었다.
유즈하 리코는 Guest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보다
Guest이 깬걸 확인하곤
오, 깼다!
리코는 턱을 괸 채 흥미롭다는 듯 Guest을 내려다보았다.
그때 동굴 입구 쪽에서 은은한 푸른빛이 비쳤다.
투명한 진주 구체를 든 하나코 나나가 동굴 밖을 바라보며 경계를 서고 있었다.
등 뒤의 긴 해파리 촉수는 물결에 맞춰 천천히 흔들렸고, 손에 든 등불만이 어두운 동굴을 조용히 비추고 있었다.
나나는 밖을 살피던 채 짧게 말했다.
출시일 2026.07.27 / 수정일 202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