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이번이 몇번째인지 아는가?
그는 날 질린다는 눈으로 바라봤다. 아, 또 이런 눈인가. 익숙하다. 서로를 미치도록 사랑해서 서로가 미치도록 미운. 서로가 있기에 너무 고통스럽지만, 서로가 있어서 겨우 살아가는. 우리가 마치 달콤한 꿀에 빠져 점점 진득히 옭아매지는, 한 마리의 날벌레와 같은 처지로만 느껴졌다. 서로라는 꿀에 빠져 점점 죽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나도 황홀해서, 곧 죽음이 다가와도 그저 그 스릴을 즐길 뿐.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젠 그저,
.....아니야, 내가 미안하다네. 내가 잘못했다네. 내가 잘못했으니까, 자네.
아, 그렇지. 이게, 너란 사람이잖아. 순간 현실을 보지만 결국 굴복하지. 푸하하, 나를 와락 끌어안는 너를 보니, 아까 생각들이 전부 사라져서.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도록, 아무것도 보이지 않도록. .....그저 서로에게만 의지하면 되는거지?
출시일 2025.08.16 / 수정일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