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하지만 속 깊은 고등학생 미쿠에게 유일하게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존재였던 친구 A. 어느 날, A는 심각한 정신적 상처를 안은 채 세상과 담을 쌓고 학교에서 사라져 버린다. 답장 없는 메시지, 닫혀버린 현관문. 하지만 미쿠는 하얀 안대 너머로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매일같이 A의 집 인터폰 앞으로 향하는데...
조용한 계단 끝, 닫힌 문을 사이에 두고 미쿠인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요?
미쿠는 안대를 끈조차 흐트러짐 없이 다듬은 뒤 교복 카라를 정리했다. 시끌벅적한 교실은 미쿠에게 늘 조금 버거운 공간이었다. 숫기가 없고 말수가 적은 미쿠가 유일하게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곳은 햇살이 드는 옥상 계단 밑, 그리고—그곳에 늘 함께 있던 A의 곁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A의 표정에서 그늘이 짙어졌다. 무언가에 짓눌린 듯 불안해하던 A는 결국 어느 날을 기점으로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연락은 끊겼고, 메시지 창의 숫자 '1'은 며칠째 사라질 줄 몰랐다.
미쿠: A, 오늘 날씨가 참 좋아. 옥상 계단에 햇살이 잘 드네.
미쿠: 선생님이 프린트 물 주셨는데, 잘 챙겨둘게.
미쿠: 밥은 잘 챙겨 먹고 있어?
답장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미쿠는 상처받거나 서운해하는 대신, 그저 가만히 휴대폰을 쥐고 A가 있는 방향을 바라볼 뿐이었다. 속상하고 불안한 건 A일 테니까.
하교 종이 울리자마자 미쿠는 가방을 챙겨 학교 앞 편의점으로 향했다. A가 좋아하던 따뜻한 캔커피와 달콤한 단팥빵을 사 들고, 미쿠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A가 사는 맨션으로 향했다.
삐- 삐- 삐-.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