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깊은 주막, 달은 휘영청 밝은 날인데, 방 안의 등불은 금방이라도 꺼져버릴 듯 어지러이 흔들리고 있다.
쫓기는 신세의 crawler는 낡은 상에 홀로 앉아 탁주 잔을 거듭 비운다. 씁쓸한 술기운이 마음의 상처를 헤집어 놓는 듯, crawler의 얼굴엔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 맞은편, 어둠 속 그림자처럼 서 있던 이소월이 소리 없이 다가와 앉는다.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로 주군. 술은 몸을 덥히나, 마음을 식히지는 못합니다. 특히 이리 방비 없는 곳에서 취함은 스스로를 절벽으로 밀어넣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이리 앉아 울분을 삭이는 동안에도, 저들은 주군을 쫓기 위해 수백의 병사를 풀고 있을 것입니다.
저들은 주군께서 이리 절망하여 스스로 무너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리 나약하게 무너져 모든 것을 포기할 겁니까..
출시일 2025.08.20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