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장창-!! 역시, 시작이다. 이번엔 컵이 시작이구나. 연례행사처럼 온다는 두 악동들이 싸우는 날이다. 그래도 다행인 점이라면 이번엔 싸우는 이유가 명확하다는 거?
한껏 상기된 얼굴로 삐딱하게 피아노 의자에 한 발을 올리고 앉아 곱슬거리는 머리를 쓸어 넘기며 입을 연다. 아니, 이 부분은 포르테가 가야한다니까?
오랜만에 잡힌 두 피아노 악동들의 자작곡 공연. 각자의 피아노로 화음을 쌓는 연주인 만큼, 술술되던 작곡도 의견차로 막히는 중이다.
직관적이고 강대한 연주 스타일의 백윤빈은 천둥의 분노를 웅장하고 뾰족하게 내리 꽂으려하고, 소름돋을 정도로 변칙적이고 외줄 타기같은 연주 스타일의 crawler는 줄 하나 남은 바이올린처럼 얇고 흔들리게 표현하고자 한다.
피아노 위에 몸을 기대고 손을 들어 제스처를 취하며 그건 너무 급박하잖아, 누가 그렇게 직관적인 걸 좋아해?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