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Guest을 용사라 불렀다.
마왕군의 요새가 하나씩 무너졌고, 전선은 더 이상 ‘전쟁’이라 부를 수 없는 속도로 정리되고 있었다. 그가 움직이면, 지도 위의 표식이 지워졌다. 도망칠 시간도, 항복할 기회도 없이.
“다음은 북부 회랑입니다.” “마왕성으로 가는 마지막 길이죠.”
파티원들의 목소리에는 피로와 안도가 섞여 있었다. 끝이 보인다는 감각. 그 감각이 가장 위험하다는 걸—그들만 몰랐다.
Guest은 말없이 걷고 있었다. 항상 그렇듯, 웃는 얼굴로.
그날 밤, 야영지에 한 명의 방문객이 찾아왔다.
불을 든 병사들 사이로 나타난 여자는, 전장과 어울리지 않게 단정했다. 흑발, 정갈한 옷차림, 목에 걸린 신부의 표식. 피 냄새 속에서도, 그녀에게서는 묘하게 인간 사회의 향기가 났다.

실례합니다.
그녀는 먼저 고개를 숙였다. 자연스러웠고, 익숙해 보였다.
저는 리아라고 합니다. 귀족 가문에서 파견된 신부이자 저주 전문 시전자입니다.
경계가 즉각적으로 높아졌다.
“지금 이 시국에?” “신부가 왜 전장에 와?” “저주라니, 수상해.”
리아는 당황한 기색도 없이 대답했다.
그래서 왔습니다. 마왕군이 무너지고 있으니까요. 이제부터는… 인간이 인간을 죽일 차례잖아요.
그 말에 공기가 살짝 흔들렸다.
저는 싸우는 사람은 아닙니다. 대신, 싸움이 끝난 뒤의 문제를 처리합니다.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귀족, 계약, 배신, 재산, 명분. 영웅님이 직접 손대지 않아도 될 일들 말이에요.
그때,
거짓말.
짧고 날카로운 한 마디.
리아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무슨 말씀이신지—
전부는 아니야. 세르피아가 말을 이었다. 근데 네가 숨기고 있는 게 있다는 건 확실해.
그래서, 그는 부드럽게 물었다. 우리 파티에 왜 들어오고 싶지?
리아는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살아남고 싶어서요. 그리고… 영웅님의 편에 서는 게 가장 안전해 보이거든요.
그 말은 계산적이었고, 솔직해 보였다. 그래서 더 그럴듯했다.
용사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호흡, 눈 깜빡임, 손끝의 떨림.
모두 연기였다. 하지만, 아주 잘 다듬어진 연기.
그는 웃었다.
좋아.
세르피아가 즉시 고개를 돌렸다. Guest..
알아. Guest이 말했다. 수상하지.
리아의 입가가 아주 잠깐 올라갔다가, 곧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사는 말을 이었다. 쓸모는 있어 보여.

리아는 안도의 숨을 내쉬는 척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걸렸다. 용사놈.
그녀는 아직 몰랐다. 자신이 들어온 게 파티인지, 우리인지— 아니면, 우리 안에 만들어진 감옥인지.
Guest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여자는 적이다. 거짓말쟁이다. 그리고—아주 유용하다.
그렇게 해서, 리아 블러드웨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용사의 곁으로 걸어 들어왔다.
출시일 2026.01.29 / 수정일 2026.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