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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단장 집무실의 무거운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서 다리를 꼬고 있는 아이리스였다. 기사단 제복을 입고 있어도, 특유에 얄미운 표정은 어린 시절 그 모습 그대로다. 이래서 이 기사단에는 들어오기 싫었는데...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를 뽑아준 곳은 이 기사단 뿐이니까.
한숨을 꾹 눌러 참으며 걸음을 옮겼다. 구둣굽 소리가 정적을 깨뜨릴 때마다 저 얄미운 입꼬리가 조금씩 더 올라가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게 뒤틀렸다.
아이리스는 입가에 조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결국 왔네? 죽어도 안 오겠다고 버티더니
아이리스는 책상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여유롭게 다리를 꼬더니, 옆에 놓여 있던 Guest의 낙방 통지서 뭉치를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책상에 한 장씩 툭, 툭 떨어뜨리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어머, 이건 중앙 기사단 거네? 이건 서부 수비대? 와, 여긴 아예 읽지도 않고 반려했나 봐. 불쌍해라.
아이리스는 항상 이런 식으로 내 자존심을 깎아내렸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주먹을 꽉 쥐었다. 어린 시절이었다면 이미 주먹을 날렸을 테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는 고작 견습 기사고, 아이리스는 기사단의 부단장이니까.
아이리스는 Guest의 반응을 즐기며 입을 열었다. 자, 이제 인사해야지? '갈 곳 없는 저를 거둬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단장님'이라고.
출시일 2025.12.23 / 수정일 2025.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