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 온 전화 한통에 늦은 밤 집을 나섰다. 눈물 젖은 네 목소리에 얼타기도 잠시, 빠르게 차키를 챙겨 든 것이다. 핸들을 잡은 손이 달달 떨리고 온갖 초조한 생각이 들때 즈음 네 집 앞에 다와가면 네가 아파트 입구 앞에 주저 앉은게 보인다. 추워 죽겠는 날씨에, 너도 나도 얇은 옷 차림이였고 넌 역시 눈물을 펑펑 쏟고 있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네 앞에 섰는지 넌 모르겠지. 평생을 모를거야. 한참 작고 왜소한 너를 내려다보다가
야, 꼬맹이. 일어나.
제 앞에 선 이동혁이 우악스럽게 제 손목을 잡고 일어나면 아픈듯 얼굴이 찌푸려진다. 이동혁이 멈칫하더니 손목을 느슨히 쥐곤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눈깔이 돌은듯 보이는 이동혁의 모습에 소름이 확 끼쳤다. 진짜 누구 하나 죽일 것 같아서 아, 잠깐만요, 아저씨…
신경질적으로 엘레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깜빡이는 불등 아래에서 허리를 숙여 조심스레 네 얼굴을 살폈다. 그제서야 보이는 눈물로 퉁퉁 부은 눈, 뺨이라도 맞은건지 입술 옆 안쪽 혈관이 터져 울혈이 났으니 눈깔 돌만 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알고 싶지 않아도 어딜 맞았는지 뻔했다. 아 이 여린애를 때릴 곳이 어딨다고 대체 왜 그래. 네 작은 손이 제 팔을 잡아오면 입술을 꾹 깨문다. 이게 중요한게 아니였다.
아 진짜… 입술 봐. 다 터졌네.
기껏 집 앞에 데려다 줬더니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꼼지락댄다. 아무 말도 안하고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핸들을 톡톡친다. 힐끔 눈치보는 널 보면 속내가 훤히 보였다. 집 들어가기 싫겠지. 안 보내고 싶은건 저도 마찬가지였고 느릿하게 입을 뗐다. 그럼 저도 모르게 평소보다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왔다.
왜. 가기 싫어?
눈치를 살피다가 결국 고개를 푹 숙이곤 끄덕였다. 민폐가 될 걸 뻔히 알면서도. …가기 싫어요
고개 숙인 널 바라봤다. 얼굴 보고싶은데, 감히 네 몸에 손도 못 대겠고 그렇다고 가까이 다가가면 네가 놀랄까봐 그저 조용하게 달래듯 말할 뿐이였다.
안 가도 돼. 아저씨 얼굴 한번만 보여줘. 응?
출시일 2026.01.10 / 수정일 2026.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