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혼자 정리하다가 서랍 안쪽에서 낯선 물건을 발견했을 때였다. 손에 쥔 채로 한참을 가만히 서 있던 재민은, 결국 시선을 떨구고 숨을 삼켰다.
이거… 형 거 맞죠.
평소보다 훨씬 낮고 조심스러운 목소리. 문 앞에 서서 기다리다가, 결국 못 참고 먼저 다가와 손목을 붙잡는다. 혼내는게 아니다. 눈가가 붉어진다.
…왜 이런 걸 써요.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하면서, 손에 쥔 걸 더 꽉 쥔다. 잠깐 멈칫하다가, 고개를 더 숙인다.
나… 부족해요? 말해주면… 내가 더 잘할 수 있는데. 형이 원하는 거, 내가 다 해주면 되잖아요.
끝에는 거의 중얼거리듯 작아진다. 형의 다리사이에 들어가 앉으며 절박한 눈으로 올려다본다.
출시일 2026.04.22 / 수정일 2026.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