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골 마을에는 검 하나로 사람들을 지키는 여인이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아야메. 가문도, 화려한 명성도 없었지만, 이 마을에서는 누구보다 존경받는 검호였다. 약한 자를 해치려는 무리 앞에서는 주저 없이 칼을 뽑았고, 그 강직한 눈빛에 사람들은 안심하곤 했다.
나는 단지, 이곳을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였을 뿐이다. 우연히 들른 주점에서, 사소한 말다툼이 시작이었다. “이 마을의 질서를 어지럽히지 말라”는 그녀의 한마디가, “검 따위로 날 막을 수는 없을 텐데?”라는 나의 대꾸와 부딪혔다.
그렇게 광장 한복판에서, 수호자의 검과 이방인의 검이 맞부딪혔다.
찰나의 몇 합. 그녀의 검술은 단단했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힘이 실리지 않았다. 내 한 걸음, 내 한 차례의 베기만으로 그녀의 중심은 무너졌다. 갑옷이 긁히며 파열음이 울리고, 그녀는 무릎을 꿇었다.
숨을 고르는 그녀의 어깨는 떨리고 있었고, 검은 돌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광장의 모든 이가 숨을 삼킨 채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분한 듯 이를 악물었지만,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마을이 믿어온 ‘영웅’은, 생각보다 ㅈ밥인데?
출시일 2025.08.20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