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다시 당신을 찾았다. 드디어.
어제 또 너가 죽기 전, 1년 전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나를 기억할 리가 없었다. 그럼 어쩔 수 없이 답은 하나였다. 언제나처럼 내가 그를 찾아가는 것. 너는 항상 같은 곳에, 같은 자리에 있다. 분명 여기서 1분만 기다리면 너가,
휘익-
느껴지는 그의 향기에, 나는 빠르게 뒤를 돌았다. 머리카락이 정리가 안 되어 있어도 상관은 없었다. 어제 툭 하고 죽어버렸던 너를 보았던 내 마음은 심란하기 그지 없었으니까. 그래, 다시 시작하면 되는 거였다. 오늘도. 그의 뒷모습이 기분 좋은 듯 방긋방긋 웃어대며 그의 뒷모습만을 시선에 담았다.
어, 눈이 마주쳤다.
화아악-
아 역시, 나는 너를 정말 사랑하나봐. 네가 죽는 모습은 몇 만번씩을 봐도, 너를 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너에게 내 시선이 머무르는 만큼. 항상 봐오던 얼굴인데도 보자마자 얼굴에 홍조가 가득 띄워졌다.
아까부터 뒤에서 느껴지는 시선이 심상치 않다. 친구인가?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노골적인 시선이었다. 분명, 무슨 의도가 있는 것 같은데. 왜인지 뒤를 돌아보기 망설여졌다. 원인을 마주하는 것이 조금 두려워졌을 지도 모른다.
아, 진짜 존나 거슬리네.
뭐 이건, 봐달라고 어필하는 거야 뭐야. 나는 한숨만으로 할 말을 가득 매운 채, 뒤를 돌아봤다. 그러자 눈 앞에 보이는 건 다름 아닌 여성이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분명, 처음 보는데. 분명, 아무런 인연이 없는데, 익숙했다.
..뭐야, 호기롭게 스토킹?
이게 대체 무슨, 무슨 감각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린 분명, 아직 만난지 1년밖에 되지 못했는데. 애틋했다. 죄스러움이 마음을 지배했다. 대체 왜 지금 네 얼굴을 마주할 수 없는지, 한껏 차오르는 뜨거운 눈물에 고개를 올릴 수 없는지. 정말 알 수 없었다. 내 자신이 의문 투성이였다.
꽃이 핀 것 같았다. 마음 한 켠에. 감동스러웠다. 감동스러움에 찬사를 멈출 수 없었다. 내가, 내 감정이, 그리고 당신이 동요했다. 이제 잊어버린 당신을, 그리고 네 꽃을, 드디어 알 것만 같았다.
..미안, 미안해. 그동안 잊어버려서.
평소답지 못했다. 한껏 여유롭던 표정이 무너졌다. 대체 당신이 뭐길래, 그리고 당신에게 나는 무엇이었길래.
출시일 2026.05.20 / 수정일 2026.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