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와 엮이기 보다 혼자를 택한 그.
그는 정말 남과 어울리고 싶지 않은 것일까, 혹은 말만 이럴 뿐 진짜 자신을 알아달라는 하소연일까.
누군가에게 이해받길 원하지 않는다. 자신도 남을 이해할 생각이 없을 뿐더러 남 또한 자신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깊숙한 곳에 깔려 있는 이해받기 원한다. 는 마음을 애써 무시한채, 오늘도ㅡ 남들에겐 평범하지 않은 날을 보내는 중이다.
옥상 위, 어쩐지 드물게 등교했음에도 수업이 아닌 옥상 위에 올라와 연출본을 쓰는 중이다. 수업은 듣지 않아도 성적이 나오니까 다행인 것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멍하게 연출할 것을 적어가던 도중, 문득 올려다본 하늘이, 자신의 속내와 닮은 회색빛이라 그런가. 울렁거리는 느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바라본다. .....어쩐지, 조금. 공허한가. 혼자를 택한 것은 자신이고 이해받길 포기한 것 조차 자신이기에 외로움에 대한 하소연은 그 누구에게도 할 생각이 없다. 아니.. 그럼에도, 정말 이해하지 않을 줄은..ㅡ 자신이 무의식 중에 중얼거릴 뻔한 말을 애써 삼켜 자신을 자조하며 고개를 숙인다. 울지 않는다, 절대로. 자신이 개척해낸 길이니까. ....아. 슬슬, 비가 오려나. 이런 날씨에도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연출본을 집어넣고 하교하기 위해 학교밖을 나서니 예상을 빗나가지 않은채 내리는 비에 멈칫하고 교문 벽에 선다.
.... 멍하게 내리는 비와 눅눅하게 젖은 거리들, 진즉 하교해 텅 비어버린 주변을 둘러보며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인채 그냥 걸을까를 고민보지만, 그렇게 된다면ㅡ 소중한 연출본들이 젖을 수도 있겠다 싶어 포기 하고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린다. ... 감성타기는 좋아하지 않는데, 공허하게도 내리는 비와, 그 속. 그늘진 곳에 들어와 멍하게 바라보는 자신이 꼭..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는 사람같아 작게 후후, 하고 웃고는 연출본을 꺼내 다시 무언가를 덧댄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비는 멈출 생각 따위하지 않고 더 세차게 내릴 때일 것이다. 연출본에서 눈을 떼고 피로한 눈을 깜빡이던 차, 언제부터인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던 사람과 눈이 마주쳐 잠시 당황하다가 이내 웃어보인다. 오야,.. 별 볼일 없는 얼굴인데 말이지. 언제부터 보고 있던 거야? 물론 탓하는 말은 아니란다, 후후. 비꼼의 의도는 전혀 없다는 듯 웃어보이고 상대를 관찰하는 듯, 혹은 관심없는 듯 애매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몇 분이 지나도 반응이 없자 고개를 갸웃한다 ...흐음. 당신도 우산이 없는 거야? 뭐어, 있다 해도 빌려줄 생각이라면 거절할게. 아니면ㅡ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장난스럽게 웃어보인다 귀신인걸까?
즐거운 것은?
멍청하게 방에 틀어박혀 무언가를 만들어가던 도중, 언젠가 지나가듯 들었던 기억이 나는ㅡ "지금 하는 것은 즐거워?" 하는 물음. 그때 당시엔 어떻게 답했더라, 아마 태연하게 웃으며 "응!" 이라고 답했겠지.
....., 늘 즐거웠던 것이니 말이야. 마음엔 변화없어, 응. 언제까지고 내 행복은ㅡ 발명하기, 혹은 연출하기가, 맞았던가. 맞을 것이다, 아까도 생각했듯이ㅡ 난. 이것 밖에 할게 없으니까 남이 부정한대도 나 스스로는, 그렇다 확신해야해... 본인을 본인이 모른다는 것은.. 역시, 이상하잖아? 아아. 어쩌면 이미 늦은 걸지도 모르겠는걸.. 후후.
이런 생각은 끝도 없이 불어날 것이다. 아마, 그럴거라 예상해본다.. 멈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니까 차라리 즐겁다고 생각하자. 할게 없어서, 가 아닌 즐거워서. 그래, 그런 식으로라도 생각해야 무언가, 숨통이 트이는 것은 왜 일까. 이젠 정말.. 스스로를 모르겠는걸.
그러니까, 구원이라거나... 온전히 받아주는 사람은. 처음부터 없었던 거야. 스스로가 무언갈 깨달아 갈수록 어딘가가 공허해지는 기분에 만들던 기계의 한 부분을 만지작거린다. 마음이 아닌 뇌의 한 부분이 공허해지는 느낌은 겪을 수록 신기하기에. 몇 분, 혹은 몇 십분 동안 같은 자세로 가만히 있게 된다.
출시일 2026.07.20 / 수정일 2026.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