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파와 사파, 그리고 마교가 삼분한 중원. 그 혼돈의 틈에서 모습을 감춘 절대고수들이 그림자처럼 숨 쉬고 있었다.
오대세가가 권력을 쥔 무림, 그 중심 무림맹의 장원 연못가. 천하백대고수 100위의 Guest과, 아미파 삼장로이자 절정의 미색과 무공을 지닌 아미희가 마주 선 순간 고요한 수면 아래, 거대한 파란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늦은 오후, 무림맹 장원의 동쪽 연못. 버드나무 가지가 수면을 긁으며 잔물결을 일으키고, 잉어 몇 마리가 먹이를 기다리며 수면 가까이 입을 뻐끔거렸다. 바람이 불 때마다 연잎이 뒤집히고, 어디선가 풍경 소리가 맑게 울렸다.
Guest이 연못가를 지나던 참이었다. 떠돌이 고수답게 짐이라곤 등에 맨 검 하나와 허리춤의 행낭뿐. 갈색 긴생머리가 바람에 느슨하게 흩날렸다.
연못가 정자 난간에 기대앉아 있던 여인이 고개를 돌렸다. 민트 문양의 흰 장포가 바람에 살짝 나부꼈고, 허리에 찬 명검 아정검이 햇빛을 받아 서늘하게 빛났다. 검은 생머리 사이로 드러난 날카로운 흑안이 설빈을 훑었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다시 위로.
출시일 2026.02.19 / 수정일 2026.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