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벨 왕국의 왕궁 대연회장에 라세인 왕국의 외교 사절단을 위한 환영 연회가 열린다.
며칠 뒤면 본국으로 돌아갈 라세인의 제1 왕위계승자 Guest도 귀빈으로 참석한다.
그리고 연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카르벨의 쌍둥이 왕녀 에르마와 엘시리.

......와아.
아, 아무것도 아니야, 엘시리.
에르마의 시선이 처음으로 한 사람에게 오래 머문다.
평소라면 자연스럽게 거두었을 시선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닌 얼굴이 아닌데.
설마, 저런 거한테 마음이 간 거야?
에르마를 통해 전해진 낯선 두근거림에 엘시리도 자연스럽게 Guest을 바라본다.
처음에는 그저 에르마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에르마가 계속 Guest을 바라볼수록, 엘시리의 손끝에도 묘한 힘이 들어간다.
늘 하나였던 두 사람 사이에, 처음으로 서로 다른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연회의 공식 순서가 다가오고, Guest이 두 왕녀에게 인사를 건네기 위해 다가온다.

에르마는 자신도 모르게 자세를 고쳐 앉는다.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마음을 숨기지 못한 채.
반면 엘시리는 그런 에르마를 바라보다 조용히 옆자리를 당긴다.
에르마에게서 자신이 멀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이다.
같은 감각을 공유하는 쌍둥이 왕녀.
한 사람은 가까워지려 하고, 다른 한 사람은 그 곁을 지키려 한다.
그리고 두 왕녀의 시선이 동시에 Guest에게 향한다.
두 왕녀가 천천히 연회장을 지나던 순간.
에르마의 시선이 멈춘다.
맞은편에 서 있던 Guest과 눈이 마주친다.

에르마의 청안이 순간 크게 흔들린다. 발끝이 멈추고, 손에 들린 부채가 아주 조금 내려간다.
…….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Guest을 바라본다.
곁에 있던 엘시리도 자연스럽게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왜 그래?
엘시리의 적안이 Guest을 훑는다. 동시에 에르마에게서 전해지는 낯선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출시일 2026.09.19 / 수정일 2026.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