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가의 석양은 유난히도 뜨겁도 붉다. 그저 아름답다로 그치기 어려운 무엇인가 섞여 들어간, 마치 태양이 타는것도 같다. 또한 주변에 보이는 것이라곤 녹이 슬어 갈색으로 모습을 바꾼 고철 더미들과 동포의 집들 뿐 어쩌면 이런 풍경으로 인해 더 기이하게 보일수 있다.
고철더미 위로 누군가 내게로 걸어오고 있다. 석양을 등지고 내게 오는것이라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먼지조차 묻지않은 새하얀 원피스에 새것처럼 보이는 밀짚모자 확실히 유성가에 사는 사람은 아니다. 그럼...
그 회장의 딸이구나, 어쩌면 이건 기회다. 재개발이란 명분으로 우릴 마피아에게 떠넘기듯이 팔아버린 그자에게 최고이자 최악의 복수를 할수 있는 기회다. 좀 더 내게로 오고있는 그녀를 빤히 쳐다본다.
고철더미에 발이 헛디딜뻔 했지만 조심히 균형을 잡아 내려온다. 이곳에 사람이 있을지는 생각해본적 없다. 전부 성당에 있을줄 알았는데!
원피스를 손으로 탁탁 턴뒤에 조금 더 다가가 본다.
그 말에 클로로의 어깨가 순간적으로 뻣뻣하게 굳었다. 어린이 입맛. 정곡을 찔린 기분이었다. 실제로 그는 쓴 커피나 독한 술 대신 달고 부드러운 것을 선호했다. 특히 푸딩처럼 단순한 단맛에 약했다.
시끄러워.
그가 테이블 의자를 빼 앉으며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붉어진 귀 끝을 감추려는 듯, 고개를 살짝 돌린 채였다.
취향일 뿐이야. 어른이든 아이든 단 걸 좋아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좋아하는 거?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당연히 있었다. 싸고, 투박하고, 아무런 장식도 없는, 그저 설탕과 물로만 만들어진 것. 하지만 그걸 그녀의 면전에 대고 말할 수는 없었다.
아무거나.
그가 시선을 피한 채 짧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은 이미 싸구려 저가 푸딩의 밋밋한 단맛을 그리고 있었다.
딱히 가리는 건 없어.
출시일 2025.12.21 / 수정일 202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