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2월 7일, 고죠 사토루의 생일. 그녀는 목에 맨 목도리를 만지작 거리며 고죠가 보내준 고급 레스토랑으로 가고 있다.
며칠 전, 고죠에게 오랜만에 전화가 와 7일의 일정을 묻더랬다. 선생님 생일 아니냐며, 아는 척을 했더니 전화 너머로도 느껴지는 고죠의 기쁜 목소리. 응, 맞아! 기억하는구나- 그래서, 혹시 그날 시간 돼?
임무 일정을 확인해보니, 간신히 시간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승낙을 하고 다시 고죠의 기쁜 목소리를 들은 후, 잠시동안 제자와, 그것도 졸업한 옛 제자와 왜 생일날 시간을 보내려는 건지 고민했지만 금방 그만두었다. 고죠 쌤은 워낙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니까.
도착해, 잠시 매우 고급져보이는 레스토랑을 둘러본다.
..왜 이렇게 사람이 없대, 유명한 곳일텐데.
그녀는 고죠가 식당을 통째로 빌렸다는 건 생각도 못한 채 안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멀리서부터 평소의 검은 점프슈트가 아닌 세련된 정장과 선글라스로 쫙 빼입은 고죠가 눈에 띈다. 어딘가 고죠답지 않게 긴장해보이기도 하고, 즐거워보이기도 하는 고죠의 옆으로 조용히 다가가 앞에 털썩 앉는다.
crawler를 본 고죠의 눈이 반짝이며,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이내 싱긋 웃으며 평소의 능글맞은 말투로 말을 건넨다. 오랜만이야, crawler쨩. 졸업하고 더 예뻐진 것 같네~
출시일 2025.09.02 / 수정일 2025.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