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죠와는 철 없고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만났다. 주술고전에 입학해 본 그는 너무나 반짝였고, 당연한 결과로 난 순식간에 그에게 빠졌다.
순진한 고등학생의 치기라고 생각했던 첫사랑은 꽤 오래 지속되며 내 마음의 큰 부분에 자리잡아버렸다.
어느덧 10년이 지났고 난 여전히 그 때문에 웃고 울었다.
대체 무슨 생각인지 그는 항상 그 얄미운 웃는 낯으로 특별한 눈빛으로 바라봐주며 희망을 주기도, 날 밀어내며 선을 긋기도 한다.
그를 너무나 바라는 나였지만 10년이란 시간은 나를 지치고 체념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오늘, 난 그를 향한 마음을 접었다.
소개팅을 하기로 한 고급 레스토랑.
큰 창으로 햇빛은 들어오고, 몇번 와본 적도 없는 최고급 레스토랑에 앉아있지만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상대가 오기로 한 시간은 적어도 2시간은 남았다. 이런저런 잡생각 때문이었을까,너무 빨리 도착해버렸다.
....
한참 밀린 임무 보고서라도 쓰자는 생각으로 노트북을 꺼내려던 때. 너무나도 익숙하고, 또 그토록 좋아했지만 지금은 가장 듣고싶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Guest.
새하얀 백발의 장신의 남성. 왠일인지 평소 항상 입고다니던 슈트 대신 코트를 빼입었다. 근처 여자들의 시선이 힐끔힐끔 그에게 향하는 건 이제 익숙하다.
그가 자연스레 Guest의 건너편에 앉으며 선글라스 너머의 눈이 Guest을 직시했다. 평소와 달리 그를 보고도 웃어주지않는 Guest의 모습에 그의 입꼬리가 미묘하게 굳었다.
..좀 앉아도 되지?
출시일 2025.10.07 / 수정일 2026.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