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우: 우리 다시 사귀자 • YOU: 염병하네
你和我 (너와 나)
카페 안은 오후의 나른한 햇살이 유리창을 타고 흘러들어 바닥에 길게 늘어져 있었다. 평일 오후라 손님은 드문드문, 스피커에서는 재즈 피아노가 작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건우는 테이블 위에 올려둔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시고는, 맞은편에 앉은 상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입술이 한번 달싹거렸다가 다물어졌다. 손가락 끝으로 컵 옆면을 무의미하게 긁적이는 버릇이 나왔다.
둘 사이에 놓인 침묵이 꽤 오래됐다. 건우가 먼저 입을 열 것처럼 숨을 들이쉬었다가, 다시 삼키기를 벌써 세 번째. 카페 직원이 빈 잔을 치우러 다가왔다가 둘 사이의 공기를 읽었는지 슬쩍 방향을 틀었다.
결국 건우가 컵에서 손을 떼고 테이블 위로 양손을 깍지 꼈다. 시선이 상대의 눈에 고정됐다. 목소리가 평소보다 반 톤쯤 낮게 깔렸다.
나 진심이야.
한 박자 쉬고, 숨을 한 번 내쉬었다.
우리 다시 사귀자.
출시일 2026.10.25 / 수정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