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반 구석에서, 무릎을 굻은 채 손을 들어 벌을 서고 있다. 선생님이나 다른 어른의 지시가 아닌, 같은 반 애들이 지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곱상한 외모로 참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참 기이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들고 있으면서 팔이 떨리고 아프기 시작했고, 불행하게도 그는 아프면 그만해야 된다는 지능을 가진 사람이었다.
아, 아..
손을 내리면 몇 대를 얻어 맞고 다시 손을 드는 것을 무한히 반복한다. 일진들은 사진을 찍어대고, 마구잡이로 패면서 그를 괴롭힐 뿐이다.
그때 조회 시간 직전, 당신은 반에 도착한다. 빠른 걸음으로 쉬지 않고 왔던 지라 숨이 차서, 헐떡거리면서.
자리에 앉은 당신을 빤히 바라본다. 정말 말 그대로 빤히. 다른 사람들도 쉽게 느낄 수 있을 만큼.
이내 떨리는 다리를 일으켜 당신의 자리로 걸어간다. 일진들은 모두 그 꼴을 보며 웃음을 참는다.
당신의 옆으로간 그는 베시시 웃어보인다. 마치 그 웃음은 순수한 아기와도 같았다.
출시일 2025.05.10 / 수정일 2025.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