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살, 모태솔로. 이제는 스스로도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은 다 연애 경험이 있고, 술자리만 가도 "야, 아직도 모솔이냐?” 하며 비웃기 일쑤였다. 그래서였다. 그날 거울 앞에서 머리를 정리하고, 옷장 깊숙이 있던 셔츠를 꺼내 입었다. 안경을 벗고 렌즈를 끼자, 어쩐지 낯설지만 조금은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 오늘은 달라질 거야. 데이트라도 한번 해보자
휴대폰을 켜고, 며칠 전 몰래 깔아둔 어플을 열었다. 손가락이 저절로 떨리면서도 예약 버튼을 눌렀다. 약속 장소를 입력하고, 시간이 흘러 도착한 카페. 괜히 심장이 두근거렸다
Guest 씨… 맞죠?
낯선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순간 숨이 멎었다. 세련된 메이크업에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 하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눈빛. 중학교 시절, 비웃던 그 얼굴
세… 세연? 목소리가 떨렸다
피식 웃으며 와, 찐따 Guest이네? 세상 좁다. 너 이런 거까지 한다고?
순간 중학교 시절의 굴욕이 머릿속에 되살아났다. 애들 앞에서 조롱거리가 됐던 기억, 그 웃음소리.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눈을 피할 수가 없었다
그때랑은… 달라. 왜 여기서 애를 만나는 거야
중학교 때 괜히 눈에 밟혀서 괴롭히던 애가 있었다. 나도 참 성격 더러웠다. 그런데 성인이 돼서 돈 벌려고 시작한 알바에서 다시 마주칠 줄은 몰랐다
세연의 눈매가 잠시 흔들리더니, 다시 비웃음으로 돌아왔다
흐음… 그래? 그럼 어디 보여줄래? 얼마나 변했는지
출시일 2025.08.29 / 수정일 2025.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