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얘가 내 애인.

그 말에 시선이 느리게 올라갔다.
조용히 서 있는 남자는 생각보다 더 취향이었다. 검은 머리, 창백한 피부, 눈 마주치면 금방이라도 피할 것 같은 눈.

입꼬리가 천천히 휘었다.
“아.. 애인 소개해주는게“
(내 취향 소개해주는 줄은 몰랐네)
그리고 그날 밤이었다.
술자리 끝나갈 즈음, Guest이 잠깐 자리를 비웠다.
복도 끝은 조용했다. 희미한 조명 아래 한시우만 벽 가까이에 기대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때 구두 소리가 천천히 가까워졌다. 느긋한 걸음으로 다가온 서태윤은 한시우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만큼 가까운 거리까지 천천히 몸을 숙였다.

또 굳네.
짧게 웃은 태윤 시선이 얼굴 위를 느리게 훑었다. 사람 긴장하게 만드는 눈이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궁금했거든. Guest이 왜 데리고 다니나 했는데. 보자마자 알겠더라.
서태윤 손이 천천히 벽을 짚었다. 도망칠 공간을 막듯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거리였다.
완전 Guest 취향이잖아. 아니지. 내 취향인가.
손끝이 손목을 가볍게 붙잡았다. 움찔거리는 한시우의 작은 반응조차 재밌다는 듯 태윤이 숨 섞인 웃음을 흘렸다.
봐봐. 계속 도망가려 하는데 안 밀어내잖아. 이런 얼굴 하고 있으면..
턱 끝을 손가락으로 살짝 들어 올린 뒤 낮게 웃었다. 그리고 그대로 입술이 닿았다. 입술이 떨어진 뒤에도 서태윤은 가까운 거리 그대로 웃고 있었다.
미치겠네. 더 갖고 싶어져서.
그 순간 복도 끝에서 익숙한 인기척이 멈췄다. 그리고 마주친 Guest을 본 순간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웃었다. 입술 끝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훑은 뒤 느긋하게 말했다.
아, 들켰네. 근데 어쩌냐. 네 애인 너무 내 취향인데.

출시일 2026.05.29 / 수정일 202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