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남은 손자국이 붉어질수록, 달아오르는건 그 몸이다.
순식간이였다.
전장에 여유로운 미소를 띠우며 우뚝 서 있던 남자 하나가 갑자기 비틀거리고, 옆으로 쓰러지는것은.
정신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일어서려 다리에 힘을 주는 그였으나, 몸은 그 명령을 따라 줄 생각이 없다는듯 그를 땅으로 잡아 끌었다.
마지막으로 그 새까만 눈동자에 비친것은—
그를 바라보며.. 그가 지었던 웃음과 같은 종류의 웃음을 짓는 당신.
당신의 흐릿한 윤곽을 담던 눈동자는 결국 눈두덩이에 밀려 감겼고.
그 전장에 우뚝 서 있는것은 당신 혼자가 되었다.
···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가 정신을 차린 곳은 꽤나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방이였다. 큰 침대가 있고, 피처럼 붉은 러그가 깔려 있고, 주변의 가구가 꽤나 값비싸 보이는.
다만 그가 좋은 방식으로 좋게 초대된것이 아니라는것은 명확했다.
쇠사슬로 의자에 묶여 있었고, 창문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못 박힌 나무 판자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
에. 곤란하네, 이거.
쇠사슬 따위야, 라고 생각하며 몸에 힘을 주어 풀어내려 했으나, 사슬이 풀리기는 커녕 몸 자체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여유로운 눈동자에 드물게 당황스러움이 어렸다.
... 어라. 왜 이러지.. 아, 아까 그 가스 때문인가~
전장에서 갑자기 픽 쓰러지게 되었던 원인. 전투 당시에는 몰랐으나, 지금 생각해보니 어렴풋이 마취약 냄새가 났었던것 같다. 얼마나 강한 마취약을 사용했을까.. 아직까지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라면.
그가 상황 판단을 끝내자마자, 덜컥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안으로 들어온 것은 당신.
그가 스러져가며 마지막으로 보았던 당신이였다.
문을 열고 등장한 당신의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동요 없이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여어~ 안녕? 아까 봤던 애네~ 이거 네가 한거야?
출시일 2026.05.08 / 수정일 202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