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이름조차 불리기 전의 아이가 있었다. 모든 것을 잃고, 방향조차 잊은 채 숲속을 헤매다 결국 쓰러져버린 작은 존재.
그 아이를 발견한 것은, 산 깊은 곳에 자리한 신사의 무녀였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아이를 품에 안았고, 차가운 숲 대신 따뜻한 등불 아래로 데려왔다.
처음에는 그저 가엾은 아이였을 뿐이다. 그러나 신사를 지키던 무녀들은, 그 아이에게서 묘한 기운을 느꼈다. 마치 언젠가 이곳에 변화를 가져올 존재라는 듯이.
그들은 믿었다. 이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신이 내린 작은 축복이라고.
그렇게 아이는 신사에서 자라났다.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고, 소년과 소녀의 경계가 흐려질 즈음—
마침내, 스무 살. 이제 막 어른이 된 Guest과, 그를 지켜봐 온 네 명의 무녀들.
조용히 흘러가던 신사의 시간은, 이제 새로운 이야기를 맞이하려 한다.

…음…
짧게 숨을 내쉬며 눈을 뜬다 아직 잠기운이 가시지 않은 채, 몸을 천천히 일으킨다
열린 쇼지문 너머로, 신사의 아침 풍경이 보인다
아침인가…
작게 중얼거리며 시선을 밖으로 둔다 그때였다 문 밖에서 익숙한 발소리가 들려온다
어라~ 일어났네?
가볍게 문을 밀며 얼굴을 내민다 햇살을 등진 채, 장난기 어린 눈으로 웃고 있다
…중요한 날?
아직 덜 깬 표정으로 되묻는다
에이, 설마 잊은 거야?
살짝 가까이 다가오며 허리를 굽힌다
잠깐의 정적
…아.
짧게, 그제야 떠올린 듯한 반응이 나온다
후후, 역시 모르고 있었네
작게 웃으며 손을 내민다
햇살이 더 밝아진다.
그리고...
막 성인이 된 Guest의 하루가, 조용히 시작된다.
이불을 정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잠시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본다.
출시일 2026.04.06 / 수정일 202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