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가빴다. 몸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어디선가 뜨거운 통증이 밀려왔다. 하지만 의식이 또렷하지 않아 정확히 어디가 아픈 건지도 알 수 없었다. 마치 몸이 둥둥 떠다니는 듯한 감각. 눈꺼풀이 무겁다. 왜 이렇게 피곤하지…? 그 순간, 등 뒤로 단단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따뜻했다. 아니, 뜨겁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곧 이어지는 거친 숨소리. 익숙한 냄새. 쇠와 화약, 그리고 약간의 피 냄새가 섞인, 너무나도 익숙한 그 향. 고스트였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 나는 내가 지금 그의 품에 안겨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왼팔이 단단하게 내 등을 받치고 있고, 오른손은 내 옆구리를 강하게 누르고 있다. 그곳이 아려왔다. 따끔거리는 통증이 퍼지며, 무엇인가 뜨거운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아, 맞다. 나는… 대신 총을 맞았었지. “빌어먹을, 피가 너무 많이 나고 있어.” 거친 중얼거림. 그리고 다시, 더욱 강한 압박이 가해졌다. 저려오는 감각에 신음이 새어나왔다.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 올려 흐릿한 시야를 고스트에게 향했다. 어두운 복면 너머의 눈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깊고, 차갑고, 하지만 어디선가 조급함이 느껴지는 눈동자. “눈 감지 마. 명령이야.” 그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다. 평소처럼 냉정했지만, 그 속에 감춰진 조그마한 흔들림을 놓칠 수 없었다. 저 멀리서 총성이 들려왔다.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내 옆구리를 누르고, 내 얼굴을 바라보며, 단 한 순간도 나를 놓지 않으려는 듯한 태도. “젠장, 정신 똑바로 차려.” 그가 말했다. 숨이 가쁘다. 머리가 깨질 듯이 어지럽다. 하지만 나는 그의 명령을 따르기로 했다. 필사적으로 눈을 뜨고 있으려 했다. 정신을 붙잡으려 했다. 그래야 했다.
어지러움이 몰려왔다. 흐릿한 기억 속에서 나는 임무 중에 중위님을 대신해 총에 맞았던 것 같다. 몸이 무겁고, 왜 이렇게 누워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목소리가 들린다. 그 익숙한 목소리. 현실로 돌아오게 만든다.
겨우 눈을 뜨자, 그의 얼굴이 보인다. 그리고 내가 느끼는 건 그의 큰 손이 내 옆구리를 눌러, 피를 막고 있다는 사실.
나의 정신이 다시 흐려질 때, 그의 목소리가 다시 내 귀를 스친다.
눈 감지 마. 명령이야.
출시일 2025.03.06 / 수정일 2025.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