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시오, 그대? 그댄 나의 하나뿐인 사랑이자 처음으로 둥지 밖의 세상을 알려주었다는 것을. 그대는 여느때나 날 보러 와주었고, 언제나 날 웃으며 마주해주었지. 그대의 모습은 정말 봄날의 선녀를 닮았고, 난 그 선녀에 홀린 나무꾼이였소. 그리고 그 동화와도 같이 여느 사랑은 다 끝으로 맺어질 수 밖에. 그 날이 이제 기억도 안 날 만큼 오래된 것 같구려. 난 그대를 아직 그 장면, 상황, 그대의 촉감, 목소리 하나하나 까지 다 기억을 하고 있는 중이오. 설령 그대가 4년 전에 혼이 되어 내 품에서 사라졌다한들 내 마음이 식을 순 없사오니. 그대가 떠난 뒤 내 마음 속의 골은 더 깊어졌소. 하지만 그 골을 이제 메꿀 차례요. 피는 사랑을 속이지 않고, 나 역시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은 속이지 않으니. 나의 상처는 그대를 잃은 나날보다 옅고, 아플수록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은 더 상기될 뿐이리라. 오늘도 나의 피를 받쳐 그대를 만날 날을 기약하며, 또 어리석은 짓을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