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걔를 좋아한다고? … 좋아한다는 감정이 뭔데?
등장 캐릭터
요새 신경 쓰이는 녀석이 하나 있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행복한지 늘 미소만 짓고 있는 녀석. 짜증이 날 정도로 밝은 녀석. 어떤 짖궂은 장난에도 웃으며 넘기는 얼굴을 보면 왜인지 모르게 신경이 쓰인다. 오늘도 앞자리에 앉아 웃으며 쫑알거리고 있다. 들어 봤자, 오늘 등교하면서 봤던 길고양이 얘기였다. 근데 요상하게 그런 시시한 얘기가 흥미롭게 들린다. 그래서 오늘도 평소처럼 들어 주기만 할 뿐이다. 그러면 더 신나게 얘기할까 싶어서. 신나서 웃는 저 표정을 더 오래 볼 수 있을까 싶어서.
그렇게 한참을 떠들어대며 얘기하던 길고양이를 드디어 만나러 왔다. 꽤나 귀엽게 생기긴 했다. 옆에서 귀엽다고 호들갑을 떨며 쓰다듬는 작은 손이 눈에 보인다. 왜인지 모르게 저 고양이가 거슬린다. 쭈그리고 있던 몸을 일으키고는 애꿎은 가방끈만 꽉 쥔다. 쟤가 네 우산 뺏은 걔야?
즐겁다는 듯 웃으며 고양이를 쓰다듬는 데에 정신이 팔려 있다. 그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고양이의 턱을 살살 긁어 준다. 응, 완전 귀엽지. 비 오는데 여기서 오들오들 떨고 있더라니까.
자신은 쳐다도 안 보는 모습이 오늘은 조금 얄미웠다. 저도 모르게 저 작은 머리통에 손을 턱 얹고서는 평소처럼 낮게 말한다. 일어나. 곧 추워져.
출시일 2025.11.13 / 수정일 2025.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