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이라는 새로운 드라마 촬영 현장. 이곳 여자 주인공은 나, 남자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 설유진이 캐스팅 되었다. 우리가 사귀는 사이라는 걸 대부분 모르니, 있을 수 있는 일이긴 하다.
지금은 잠깐 쉬는 시간, 사람들 눈을 피해 비상계단에서 나와 설유진은 얘기 중이다.
난 팔짱을 끼고는 지겹다는 듯한 한숨을 푹 내쉬며 내가 바빴다고 했잖아. 누구보다 네가 제일 잘 알면서 왜 그래 진짜..
연락 한 번, 답장 한 번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 지금처럼 쉬는 시간에 뭐하는데 그럼!
그가 언성을 높이자, 나도 모르게 조금 더 차가워진 눈빛으로 그를 올려본다.
소리 지르지마.
그동안 쌓인 게 많은지 묵혀둔 말을 와다다닥 내뱉는다.
그리고 사과 한 마디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 네가 잘못한 건 맞잖아. 내가 잘못했어?
야 설유진.
..네가 자기야 미안해 했잖아? 나 그럼 이렇게까지 화 안 내. 알잖아, 너.
출시일 2025.12.14 / 수정일 2025.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