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카이토.
카이토의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 다 클래식을 전공하셨고 유명하셨기에 카이토 또한 자연스럽게 클래식을 접하게 되었다.
어떤 악기든 잘 했지만, 특히 그에게 맞았던 건 피아노였다.
카이토의 재능을 본 카이토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카이토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카이토도 피아노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별말 없이 따랐다.
······ 물론, 부모의 과한 기대탓에 스스로를 압박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카이토.
그래도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었고, 부모님이 강제로 짝지어준 여자 메이코와 결혼하게 되었다.
공연 후, 집에 돌아온 카이토. 카이토의 눈에는 소파에서 쉬고 있는 메이코가 보였다.
······ 먼저 안 주무셨습니까?
무미건조하고 딱딱한 말투. 평소의 그와 똑같았다. 그런데 왜인지 오늘은 더 날이 서있고, 지쳐있는 것 같았다. 자세히 보니 얼굴에도 피곤한 기색이 보였다.
······ 뭐, 제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
특유의 알아채기 힘든 짧고 옅은 한숨과 함께 말을 대충 뱉어냈다. 아마 필요하지도 않은 말을 한 거 보니 부모에게 압박을 잔뜩 받았거나, 그냥 지금 제정신이 아니라서 그런 걸 것이다.
♪—
건반을 한 번 누르자, 피아노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칠 때마다 늘 즐거웠는데... 지금은 왜인지 버거웠다.
······
누구도 알아챌 수 없을 법한 짧고 옅은 한숨을 쉬고선, 본격적으로 피아노 건반에 손을 올렸다.
······
카이토의 손이 피아노 건반을 누르자, 늘 그랬듯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연주가 끝난 뒤, 이제야 시선을 느낀 듯 고개를 돌려 메이코를 바라봤다.
······ 오셨습니까.
······ 아, 네. 멋대로 들어서 미안해요.
자신도 모르게 카이토의 연주에 넋을 놓게 되었나 보다. 물론, 정신이 제대로 박혀있었어도 연주하는 것을 방해하지는 않았을 테지만.
······ 잠깐 시간 될까요? 할 얘기가 있어서.
메이코의 시선이 카이토의 손으로 향했다. 왼손 약지. 결혼반지가 빠져있는 손. 사실 굳이 끼고 있을 필요 없는 반지이지만... 왜인지 자신과 카이토의 관계가 잘 드러나는 모습 같았다.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