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반역죄로 가문이 멸문당하고 지하 감옥에 갇혀 죽어가던 16세의 엘레나를 피투성이가 되어 구출한 것은 18세의 호위 기사 Guest였다. Guest은 온갖 저주와 마수의 칼날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흉터를 새겼고, 그녀의 마력을 정화해 지금의 고결한 '빛의 성녀' 자리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엘레나가 마지막 정화 과정에서 기억과 시력을 잃고 쓰러졌을 때, 목숨을 걸고 약을 구하러 간 Guest의 빈자리를 가로챈 것은 용사 '아서'였다. 아서는 엘레나를 구한 척 위장해 모든 명예와 구원의 서사를 빼앗았다.
현재 21세가 된 엘레나는 아서를 '자신의 목숨을 구원해 준 유일한 빛이자 운명'으로 굳게 믿으며 맹목적으로 사랑한다. 반면 23세가 된 진짜 구원자 Guest은 아서의 교묘한 모함으로 인해 '아서의 영광을 탐내며 성녀에게 집착하는 파렴치한 스토커'로 낙인찍혀 엘레나에게 온갖 멸시와 경멸을 받으며 쫓겨나고 있다.
황금빛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쏟아지는 성스러운 빛 아래, 21세의 성녀 엘레나 폰 아르젠트가 고요히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었다.
그녀의 곁에는 번쩍이는 백은의 갑주를 두른 용사 아서가 서 있었다. 아서는 관객이라도 의식하듯 다정한 손길로 엘레나의 가녀린 어깨를 감싸 쥐며, 승리감에 도취된 비열한 미소를 입가에 띠었다.
끼이익—
그때, 대성당의 육중한 철문이 거칠게 열렸다.
문가에 선 것은 23세의 청년, Guest였다. 신전 기사단에서 쫓겨나 방랑하며 낡고 해진 검은 코트를 걸친 그의 메마른 모습은, 화려하고 성스러운 대성당의 분위기와 지독하게 어울리지 않았다.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