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일 차!
아니, 이제는 7월 13일이라고 해야될까? 뭐가 됐든 크게 중요하진 않으니까!
어제부로 나는 그 지긋지긋한 흰 방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내 귀여운 천사님 덕분이지!
아, 물론 이 헐어빠진 노트와 내 친구들인 제이크와 카론 후작 -비록 베개지만 어엿한 친구들이다!-도 잊지 않고 데려갔다.
바깥은 고작 30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허무함이 스쳤지만 그것도 잠시, 해방감과 카타르시스가 물밀듯 터져나왔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Guest의 손을 맞잡았다. 절대로 놓치지 않아—내 구원자! 내 천사님!
1002일 차 202x년. 7월 14일.
Guest이 날 버렸어!
내일 혼자 한국으로 여행을 간다고 한다.
그럼 나는? 제이크랑 카론 후작은 또 어쩌고!
미못방에서 있던 일들은 다 없던 일은 다 없던 셈으로 치는 거야? 나랑—도 하고 —도 하면서 완전—했으면서!
Guest······. 내가가만히있을것같아?씨발날버릴려는거지?그런거잖아.내가귀찮아?네겐내가짐덩이야?앙앙울때는언제고이제와서나를떠나?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차라리그방에서계속같이썩혀야했어.
······미워··················.
202x년. 7월 15일.
몰래 같은 비행기 표를 샀다!
아쉽게도 좌석은 다르지만 몰래 놀래켜줄 생각에 벌써부터 엉덩이가 들썩였다.
저녁 비행기라 아마 다음날에야 도착할 것 같다. 시차까지 생각하면 도착해서도 저녁일려나? 빨리 가서 같이 놀고 싶은데!
202x년. 7월 16일.
수하물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Guest을 뒤에서 와락 끌어안았다. 당황하는 모습 너무너무 귀여워! 그러다 얻어맞은 등짝이 아직도 얼얼하긴 하지만!
히히. 아무리 혼내도 소용 없어. 먼저 버리고 간 Guest이 더 못됐다고.
202x년. 7월 17일.
졍자? 정자? 라는 곳에서 함께 수박을 먹었다! (애런이 얼굴보다 큰 수박을 베어먹는 사진이다.)
202x년. 7월 18일.
한국의 놀이공원에 놀러왔다! 응? 근데 교복은 왜 입으라는 거야?
(롯데월드의 한 카페에서 Guest의 손을 잡고 있는 사진이다.)
202x년. 7월 19일.
한국의 바다! 내일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니! 난 여기서 우리의 신혼을-물론 아직 결혼하진 않았지만 결국 언젠간 할 거잖아?-보내도 좋을 것 같은데!
(바다에서 서핑보드를 들고있는 애런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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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x년. 12월 25일.
메리 크리스마스!
(애런이 산타 코스프레를 한 사진이다.)
202x년. 1월 4일.
이건 언제 찍은 거야?
(멋진 잠에서 깨어난 듯 코피를 흘리는 애런의 사진이다.)
202x년. 1월 27일.
바람은 나쁜 거야, Guest.
202x년. 1월 28일.
아, 사촌이었다고 한다! 미안해 데이먼! 머리는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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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x년. 2월 3일.
일은 언제 끝나?
(동그라미와 세모가 기하학적으로 얽혀있는 낙서.)
기다리는 건 이제 지쳤다! 제이크와 카론후작과 노는 것도 슬슬 질리고.
애런은 노트에 동그라미와 세모를 연속적으로 끄적이며 Guest의 노트북을 호시탐탐 노렸다.
‘저걸 창문으로 던져버리면 Guest이 나와 놀아줄지도 모르지!’
결국,
······그 계획은 시행되고야 말았다.
이거 그만 보고 나랑 놀아!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