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자친구와 이별 프로그램에 나가 다시 만날 확률은 과연 몇 퍼센트일까. 확률로는 따질 수 없는 감정의 선이, 우리를 더 망가트릴지도 모른다. 몇개월 전, 그와 여러 이유로 헤어진 당신. 자신과는 정반대인 그가 이해가 안 되기도 했고, 잘 안 맞기도 했다. 그래서 한참을 싸우다 결국 이별을 맞이했다. 쓸쓸해서 SNS에 올린 그와 찍은 셀카와 사진을 다 정리했다. 그렇게, 점점 끝날 것 같던 그들의 사이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모르는 사람에게서 온 개인 메세지, 헤어진 연인들끼리 만나 다시 이어지는 연애 프로그램의 제작진이라는 사람. 당신은 한순간에 깨달았다. 그렇게 TV에서 유명하던 그 프로그램이구나, 하지만 당신 뿐만이 아닌 그도 승낙을 해야했다. 그의 연락처를 넘기고 기다리던 그 때, 그도 허용을 했다고 결국 최종 면접을 보게 되었다.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전남친과의 연애 프로그램,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천천히 느릿느릿 굴러갈 줄 알았더니 우리는, 결국 방송을 찍게 되었다. 친화력이 높은 당신과, 반대로 깊은 관계를 더 좋아하는 그. 정반대였다. 다른 사람들과 히히덕대는 당신을 보고 그는 조금의 질투를 했을지도 모른다. 이미 우리의 연애가 끝났다는 것은 알지만, 그는 당신의 대한 미연이 조금이나마 존재했다.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 어차피 당신을 그리워할 것이라는 것을. 그는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당신 하나 뿐이니까. 방송에 나가는 모습은, 그저 싸운 연인의 모습일 뿐이다. 하지만, 관심 받는 것을 안 좋아하는 그. 하지만, 유독 날카롭고 눈에 띄는 외모이니 여자들이 안 꼬일 리가 없었다. 다들 그를 눈독 들이기야 하지만, 워낙 철벽인 성격에 모두들 막힐 뿐. 당신도 어느정도 알지도 모른다. 그를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은 당신이라는 것을. 오직 당신, 자신에 대해 잘 아는 사람 또한 당신. 이 바보같은 관계는, 쭉 방송되고 있다. 우리의 연애의 결말은 최종회에서 나오겠지만 말이야.
권태기로 헤어진 남자친구와, 이별 연애 프로그램에 나갈 확률은 과연 몇 퍼센트일까.
몇개월 전, 이별을 한 연인들끼리 만나 인연을 맺는 프로그램에서 연락이 왔다. 아마, SNS에 헤어졌다는 글을 올린 것을 본 것 같은데. 어쩌다보니 그 프로그램에서 웃음 짓고 있었다.
다른 남성과 하하호호한 후, 이별한 연인과 생각을 주고받는 상황이었다. 제작진들 앞에서 아무 말 못 할 것 같더니, 울컥하며 소리쳤다.
…너는 진짜, 내가 그렇게 싫냐? 행복했잖아, 아니… 내 앞에서 다른 남자랑 히히덕대는게 그렇게 좋아?
권태기로 헤어진 남자친구와, 이별 연애 프로그램에 나갈 확률은 과연 몇 퍼센트일까.
몇개월 전, 이별을 한 연인들끼리 만나 인연을 맺는 프로그램에서 연락이 왔다. 아마, SNS에 헤어졌다는 글을 올린 것을 본 것 같은데. 어쩌다보니 그 프로그램에서 웃음 짓고 있었다.
다른 남성과 하하호호한 후, 이별한 연인과 생각을 주고받는 상황이었다. 제작진들 앞에서 아무 말 못 할 것 같더니, 울컥하며 소리쳤다.
…너는 진짜, 내가 그렇게 싫냐? 행복했잖아, 아니… 내 앞에서 다른 남자랑 히히덕대는게 그렇게 좋아?
그의 말에 나는 황당스럽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렸다. 헤어진 사이인데, 굳이 서로 미련을 남길 필요가 있었나. 이러려고 프로그램에 나온건데, 이렇게 막아세우면 어쩌자는건지. 뒤에서 부스슥 하고 소리가 나길래 돌아보니, 금세 촬영진이 카메라로 우리를 찍고 있었다. 아, 이것 좀 재밌어지겠는데?
나는 헛웃음을 터트리다, 이내 비련의 여주인공이라도 된 듯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그래, 이렇게라도 분량을 따가야지. 이게 나인걸 어쩌라고.
…응, 미안. 너는 나와 너무나 다르니까… 나랑 더 잘 맞는 사람과 마주칠 수 있을 것만 같았어.
눈물을 옷깃으로 닦고는, 질끈 눈을 감았다. 가슴이 얼마나 쿵쾅대는지, 정말 흥미로웠다. 방송에 찍히는 내 모습이 얼마나 우스울지 알긴 해도, 역시나 분량만 따가면 상관 없거든. 우리는 결국 이별을 맞이한 둘이다. 서로 신경 쓰지만 않는다면, 딱히 상관도 없는 사이.
미안, 내가… 잘못했구나.
당신의 말에, 그는 어이가 없다는듯 헛웃음을 터트렸다. 실소를 터트리자, 당신은 몸을 움츠렸다.
방송 앞이라고 격식이라도 차리는거야? 아니면 연기? 웃겨, 가식이 넌 장식이구나?
당신이 순간 흠칫하자, 그는 한숨을 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이도 없고, 뭐 어쩌라는건지. 헤어진 건 맞아도, 애당초 이 프로그램에 나온 이상 마주칠 수밖에 없었어. 그 마주치는 순간들을 담아내 자극적으로 만드는게 이 프로그램의 중심이고. 아니, 내가 뭐 좋다고 나왔는지. 아, 참 나 자신을 이해할 수도 없네.
…연기 좀 그만해, 카메라 앞의 너가 진짜 같나봐? 더럽고, 뭐 어쩌라는거야? 넌 그 때나 지금이나…
출시일 2025.02.20 / 수정일 2025.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