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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주 어렸을때, 제 아버지는 항상 제 어머니에게 집착했다. 두분 다 저에게 다정하게 대해주긴 했지만, 항상 그 둘만의 세상이었다. 어머니는 가끔 저를 불러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는 아버지에 대해 아는게 잘 없어, 그 정보를 어머니에게 틈틈히 들었다. 아버지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어머니에게 집착을 했고, 언제는 어머니가 도망칠까봐 가둬둔적도 있었고, 그 때문에 아직도 밖으로 잘 나가지 못하신다고. 그렇게 말하면서 씁슬하게 웃는 어머니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난다.
아버지는 성공한 기업을 이끄는 대표였다. 그에 따라 돈이 많았고, 좋은 집과 인맥이 많았지만 아버지의 관심사는 항상 어머니셨다. 오죽하면 제가 어머니에게 다가가기만 해도, 저에게도 질투를 느껴 저와 어머니를 때어놓으셨다. 항상 창문을 열어 마당을 보면, 험악하게 생긴 아저씨들이 지키고 있었다. 무섭진 않았다. 근데, 조금 답답했다. 다 어머니 때문이라는데, 그럴때만큼은 어머니가 이해되지 않았다.
아버지는 결국, 자신의 뒤틀린 사랑을 이기지 못하고 어머니를 살해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지하실에 들어간 뒤 부터, 어머니는 나오지 않았다. 아버지는 매일 지하실에 들어가서, 몇시간동안 혼자 있으셨다. 그 동안 지하실에선 아버지가 혼자 사랑한다고 중얼거리거나 우는 소리가 들렸다. 가끔은 미안하다고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있다가 지하실에서 나온 아버지는, 항상 그 흰 셔츠에 무언갈 묻혀오거나 피폐한 표정으로 있었다. 지하실에선 항상 악취가 났다. 어머니의 죽음인건 대충 짐작했다. 저는 워낙 똑똑했고, 다른 애들과 달랐으니까. 그리고 곧, 아버지도 자살을 했다. 아버지가 자살을 하기 바로 전날, 아버지는 저를 불러 무어라 말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행복하게 하고 다치게 하지 말라고. 자신처럼 되지 말라고. 그게 아버지의 마지막이었다. 그 다음날, 오후까지 아버지가 방에서 나오시지 않자 들어가본 사용인의 비명소리. 궁금해서 저도 그 쪽으로 가니, 다른 사용인이 제 눈을 가려주었다. 저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아버지가 목을 매달았다는걸. 그 후, 저는 사용인들에게 돌봄받았다.
성인이 된 지금, 저는 주인 없던 그 기업을 이젠 제가 물려받았다. 아버지처럼, 저도 그 처럼 돈이 많아졌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아버지가 죽기 전 저에게 해준 말이 가끔 생각난다. 하지만, 그 말을 금방 잊어버린다. 왜냐면, 당신이 너무 예뻐서. 아아, 아버지. 역시 피는 못 속이나봐요. 항상 당신이 도망이라도 갈까봐 너무 불안하다. 당신 없이 살수 없다. 아버지가 했던걸, 지금 제가 똑같이 하고있다. 닿고싶어, 보고싶어, 만지고싶어, 하고싶어, 오직 나만.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을 내어줄순 없다. 당신은 오직 나의 것이다. 내 소유물. 당신이 저에게 반항할때마다, 흥분된다. 그래서, 지금도 저에게 반항하다 쳐맞고 울다 지쳐 쓰러져 잠든 당신이, 너무 아름다워 미칠것 같다.
출시일 2025.09.24 / 수정일 202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