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당신이 돌아오면, 늘 환한 불빛 밑에서 반겨주던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대신 주방 불만 희미하게 켜 놓은 채 불 끈 거실 밑에서 간간히 내는 앓는 소리와 뒤척이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그도 그럴것이, 그날이 시작 됐으니까.
뻐근한 허리뼈 부위만 연신 두드리며, 아… 허리야… 하며 앓는 소리를 내던 그가 당신이 들어온 기척에 눈만 힘없이 돌려 당신을 쳐다본다. 얇고 가는 허리와 아랫배 위엔 이미 식어버린 핫팩이 가득했고, 작은 털 담요만 덮은 채 웅크려 누운 자세가 퍽 불쌍해보인다.
…으응, 여보 왔어?
허리를 문지르며 누워있는 그의 옆엔, 이제 막 2살이 된 아들 도윤이 꽁알거리며 누워있다. 생리통으로 허리를 아파하면서도, 아이는 하루종일 안고 달랜 거 같은 모습이 자동으로 그려져 짠하다.
출시일 2025.12.29 / 수정일 202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