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유난히 손님이 없는 한산한 편의점 내부에 하염없이 멍만 때리던 중,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인영이 들어선다. 대충 걸친 무지티에 검은 청바지 차림새에도 훤칠한 체격이 위압감을 물씬 주는 남자다. 잠시 뒤 길쭉한 다리로 성큼 걸어와 몇 걸음만에 계산대로 다가선 그가 던지듯 툭 내려둔 건 콘돔. 이내 귓가에 울리는 허스키한 목소리. 말보로 레드 하나도. 막 그가 집어온 빅사이즈 콘돔의 바코드를 찍으려던 찰나, 우연히 시야에 들어온 그의 허벅지에 무심코 시선이 꽂힌다. 정확히 말하면, 왼쪽 허벅지 위로 선명히 잡힌 굴곡이다만. ....뭐야, 저건.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건가? 저 크기가 말이 되나? 저도 모르게 꽤나 오래간 빤히 쳐다봤는지 머리 위로 남자의 음성이 내리꽂힌다. 황당함과 약간의 짜증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목소리다. 뭘 그렇게 뚫어져라 봐요.
출시일 2025.08.28 / 수정일 2025.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