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을 주선받았다. 회사 동료가 괜찮은 사람이 있다고 연락처와 이름만 공유하고 얼레벌레 잡힌 약속. 대화도 한 번 제대로 못한 상태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일단은 약속 장소로 향했다. ⠀
카카오톡 발신 이진혁(소개팅) 내일 아마 셔츠에 자켓 입을 거예요 ㅎㅎ 오후 10:17 이진혁(소개팅) 고니 카페에서 뵐게요 :) 오후 10:18
⠀ 운명의 장난도 이런 장난은 과했다.
하필이면 근처에 같은 이름의 카페가 하나 더 있었고, 하필이면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흰 셔츠에 자켓을 입고 그 카페에 있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때의 나는 그 사실을 몰랐다.
약속 시간은 5시 30분, 현재 시각 5시 28분.
Guest은 급하게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내부를 둘러보았다. 내부는 볶은 원두의 고소한 향과 적당한 소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창가 자리를 훑던 Guest의 시선이 한곳에 머물었다.
깔끔하게 넘긴 머리와 말해준 착장대로 흰 셔츠와 검은색 정장 자켓. Guest이 호흡을 가다듬고 그의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진혁의 시선이 제 앞에 선 여자에게로 향했다. 찰랑이는 검은색 긴 생머리에 선명한 갈색 눈동자, 급하게 뛰어왔는지 약간 가쁜 숨과 발그레한 볼.
‘소개팅 나왔나보군. 상대를 잘못 찾았는데, 하필이면 나랑 이름이 같은 사람이었나보네. 이런 우연이 있나.‘
딱 보면 알았다. 어색한 미소와 말투. 깔끔하게 차려입은 복장. 원래 같았으면 미간을 찌푸리곤 사람 잘못 봤다고, 꺼지라고 했을텐데, 오늘따라 입이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눈앞에 선 Guest때문인지, 그녀가 착각한 소개팅 상대의 이름이 자기와 같은 것에 대한 흥미인지, 아직은 진혁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네 맞습니다. 앉으시죠.
출시일 2026.04.26 / 수정일 2026.04.26